축제는 자유와 해방의 상징처럼 여겨집니다. 일상의 규칙이 느슨해지고, 사람들은 평소보다 더 크게 웃고 움직입니다. 하지만 모든 축제가 무조건 밝은 얼굴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축제는 사고와 사망, 환경 파괴, 윤리적 논란을 동반하며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과연 어디까지를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이 글은 위험하거나 금지 논란이 있었던 축제들을 통해, 축제가 가진 명암을 함께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반복된 안전의 문제
스페인의 산 페르민(San Fermín) 축제는 황소 달리기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매년 부상자와 사망자를 낳아왔다. 좁은 골목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달리고, 통제하기 어려운 동물과 맞닥뜨리는 구조 자체가 위험하다. 그럼에도 이 축제는 수백 년간 이어져 왔고, 지역 정체성의 핵심으로 여겨진다.
문제는 사고가 ‘예외’가 아니라 ‘예상 가능한 결과’가 되었다는 점이다. 매년 안전 대책이 강화되지만, 완전한 통제는 불가능하다. 이 지점에서 논쟁이 발생한다. 개인의 선택으로 참여하는 위험을 어디까지 사회가 허용해야 하는가. 전통을 이유로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정당한가.
인도네시아의 일부 불 걷기 축제 역시 비슷한 질문을 던진다. 참가자들은 종교적 신념에 따라 뜨거운 불길 위를 걷는다. 대부분 큰 사고 없이 끝나지만, 화상 사고가 반복적으로 보고되며 안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신앙과 안전 사이에서, 축제는 여전히 불안한 균형 위에 서 있다.
즐거움을 위해 희생되는 존재들
축제 논란의 또 다른 축은 윤리 문제, 특히 동물과 관련된 논쟁이다. 스페인의 토로 데 라 베가(Toro de la Vega) 축제는 창으로 황소를 찌르는 전통 행사로, 오랜 시간 지역 문화로 유지되어 왔다. 하지만 동물 학대 논란이 국제적으로 확산되며 결국 형식이 변경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금지되었다.
이 사례는 축제가 지역 내부의 문제를 넘어, 외부의 시선과 충돌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 지역 주민에게는 정체성과 전통이지만, 외부인에게는 명백한 폭력으로 인식된다. 이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환경 문제도 점점 중요한 논쟁 지점이 되고 있다. 태국의 로이크라통(Loi Krathong) 축제는 물 위에 수천 개의 등불을 띄우는 아름다운 행사지만, 한때 엄청난 수질 오염과 쓰레기 문제를 야기했다. 이후 생분해성 재료 사용, 등불 수 제한 등 개선책이 도입되었지만, 축제가 자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축제가 즐거움을 제공하는 만큼, 그 대가를 누가 치르고 있는지 묻는 시선이 필요해진 것이다.
금지와 변화, 그리고 축제가 남긴 질문들
일부 축제는 결국 금지되거나 형태를 바꾸는 선택을 했다. 인도의 다히 한다(Dahi Handi) 축제는 인간 피라미드를 쌓아 항아리를 깨는 행사로 유명했지만, 잦은 추락 사고로 인해 법적 규제가 강화되었다. 참여 연령 제한, 높이 제한 등이 도입되며 축제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다.
이 변화는 축제를 ‘망쳤을까’, 아니면 ‘살렸을까’. 전통을 고수하던 이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안전한 방식으로 이어지는 축제를 선택했다. 축제는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시대의 가치관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순간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논란들이 축제를 단순히 부정적으로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축제는 사회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드러내는 거울이 된다. 안전, 생명, 환경, 윤리에 대한 논쟁은 축제를 통해 더 선명하게 표면 위로 떠오른다.
위험하거나 논란이 있었던 축제들은 우리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이런 축제에 열광하는가. 어디까지를 전통으로 존중해야 하는가. 그리고 변화는 언제 필요한가. 이 질문에 명확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축제가 단순한 즐길 거리라면 이런 논쟁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축제는 공동체의 가치, 두려움, 욕망이 응축된 공간이다. 그래서 빛만큼이나 그림자도 짙다.
축제의 명암을 함께 바라볼 때, 우리는 비로소 축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환호와 침묵, 전통과 변화, 자유와 책임이 뒤섞인 그 지점에서 축제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하나의 사회적 대화가 된다.